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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어나고파! 지긋지긋한 관절염
Moon 08-10-27 19:34 8,946 hit
벗어나고파! 지긋지긋한 관절염
노인들 삶의 질 위협하는 대표적 성인병, 발병원인과 치료방법

관절염 하면 바늘에 실처럼 따라붙는 말이 ‘지긋지긋한’이라는 형용사다. 그만큼 관절염이 고통스럽고 완치하기 힘든 질환이라는 얘기다. 게다가 다른 질환과 달리 온몸에 고루 분포돼 있는 관절 여기저기에서 통증이 시작되면, 그 고통은 정말이지 안 겪어본 사람은 모를 정도로 극심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관절염과 연관된 온갖 민간요법이 난무하고 얄팍한 상혼으로 환자들을 울리는 사이비 제약사들이 판을 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관절염이 불치병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물론 단시간에 치료할 수는 없지만 꾸준히 관리하면 얼마든지 치료가 가능하다.

관절염 왜 생기나

관절을 단순히 뼈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관절은 크게 연골, 활액낭, 점액낭, 근육, 힘줄, 인대 여섯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가운데 한 군데 이상의 부위에 문제가 생겨 통증이 생기는 것을 관절염이라고 한다. 뼈와 뼈가 만나는 곳에는 어김없이 관절이 있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뼈가 총 200여 개에 이르니 관절 개수도 100여 개에 달하는 셈이다. 이들 관절 중에도 유난히 문제가 많이 발생하는 관절이 무릎, 손가락, 발가락, 어깨, 엉덩이관절(고관절), 척추 등이다.

관절염의 종류는 가장 널리 알려진 퇴행성 관절염 외에도 120여 가지가 있는데, 이 정도면 거의 관절의 개수와 맞먹는 수준이다. 그만큼 관절염을 유발하는 원인도 노화, 스트레스, 외상, 세균, 바이러스, 면역체계 이상, 유전적 요인 등으로 다양하다.

침을 맞고 있는 관절염 환자
뭐니 뭐니 해도 관절염의 가장 큰 원인은 노화다. 나이가 들면 관절과 관절을 이어주는 연골조직이 얇아져서 뼈가 서로 부딪히는 것을 막아주지 health1-2.jpg못하기 때문에 움직일 때마다 통증이 생긴다. 이런 경우를 퇴행성 관절염 혹은 골관절염이라고 부른다. 또 대사에 이상이 생겨 관절과 주위 조직에 요산나트륨이 쌓여 통증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는데, 이를 통풍이라고 한다. 자가 면역에 이상이 생겨서 생기는 관절염도 있다. 이것이 대다수 사람들이 퇴행성 관절염과 혼동하는 류머티스 관절염이다. 또 관절강 안쪽에 세균이 침투하여 통증을 일으키는 결핵성 관절염과 화농성 관절염도 있다. 이밖에 운동 후 외상으로 생기는 외상성 활막염과 이차성 골관절염 등 수많은 원인에 의해 관절염이 생긴다. 따라서 만약 관절에 통증이 생기면 자신이 어떤 관절염을 앓고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박사는 “관절염 치료는 원인을 알고 자신이 어떤 질병을 앓고 있는지 아는 데서 출발한다”고 말한다. 또 관절염은 뚱뚱한 사람, 쪼그리고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은 사람, 운동을 과도하게 하는 사람, O자형 다리를 가진 사람 등에서 많이 발생한다.

관절염의 대표주자, 퇴행성 관절염과 류머티스 관절염

과거에는 관절염이라고 하면 노인들의 전유물쯤으로 여겼다. 하지만 최근 들어 20·30대는 물론이고 어린이 관절염 환자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퇴행성 관절염의 경우 인구 1000명당 315명에서 발생, 만성질환 발생률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 돼버렸다. 흔히 관절염 하면 퇴행성 관절염과 류머티스 관절염을 떠올리는데, 이 둘이 어떻게 다른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심지어 같은 질환으로 알고 있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이 둘은 원인부터 증상, 치료법까지 모두 다른 질환이다.

퇴행성 관절염은 연골이 닳아 없어져서 뼈끝이 가시처럼 자라 관절이 파괴되는 병으로, 주로 관절의 노화 및 무리한 사용, 잘못된 자세 등이 원인이며 40세 이상에서 많이 발병한다. 반면 류머티스 관절염은 관절을 매끄럽게 해주는 활액을 분비하는 활막에 염증이 생겨 관절이 파괴되는 병으로, 면역 기능 이상이 원인이며 30~50대에 폭넓게 나타난다. 한마디로 퇴행성 관절염이 환경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 질환이라면, 류머티스 관절염은 유전적인 영향이 큰 질환이라 하겠다.

증상도 서로 다르다. 류머티스 관절염은 여러 해 동안 진행되고 몸의 한쪽 관절에서 통증이 시작돼, 관절 외의 다른 부위에는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 류머티스 관절염은 어느 날 갑자기 발병하고 몸의 양쪽에서 동시에 통증이 시작돼 발열, 체중 감소, 피곤 등 전신 증상을 동반하는 것이 특징이다. 관절이 손상되면 아침에 일어났을 때 몸이 뻣뻣해 움직이기 힘든데, 이 뻣뻣한 정도도 류머티스 관절염이 더 심하다. 또한 퇴행성 관절염은 염증이 나타나지 않는 반면, 류머티스 관절염은 항상 염증이 나타난다. 염증이 나타나는 부위도 퇴행성 관절염은 무릎 관절이나 엉덩이 관절 같은 큰 관절에서 주로 나타나는 데 반해, 류머티스 관절염은 손가락, 손목, 팔꿈치, 무릎, 발 같은 작은 관절에서 나타난다.

통증의 양상에도 차이가 있다. 퇴행성 관절염은 뼈와 뼈가 닿기 때문에 움직일 때 주로 통증을 느끼며 대개 저녁 시간이나 잠자기 전에 통증이 심해져 잠을 설치는 경우가 많다. 반면 류머티스 관절염은 움직이지 않아도 아플 때가 많으며 아침에 통증이 심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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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머티스 관절염은 손가락, 손목 등 작은 관절에서도 나타난다.
이 두 관절염은 원인이 다른 만큼 진단하는 방법도 다르다. 류머티스 관절염은 혈액검사 및 X선 촬영 등으로 진단이 가능하며 검사시 관절 외의 다른 신체 부위의 증상도 확인한다. 그에 반해 퇴행성 관절염은 연골에 이상이 생긴 것이기 때문에 혈액검사 같은 면역학적 검사로는 진단이 불가능하다. 치료법도 류머티스 관절염은 약물요법과 운동요법을 주로 하는 데 반해, 퇴행성 관절염은 수술요법을 병행하는 경우도 있다.

퇴행성 관절염은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나이가 들면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은 극히 일부분에만 나타나고 통증이 심한 경우도 거의 없다. 퇴행성 관절염 환자는 통증이 있더라도 운동을 게을리하면 안 된다. 관절을 움직이는 동작이 연골 세포 사이로 영양분을 스며들게 하고 찌꺼기를 배출시키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연세대 의대 세브란스병원 이수곤 교수는 “퇴행성 관절염 환자에게는 체중이 실리지 않는, 사이클링이나 수영, 무릎 굽혔다 펴기 등이 적합하다”고 권장한다.

류머티스 관절염은 여성 환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이 특징이다. 환자 5명 중 3~4명이 여성인 것으로 보아, 여성 호르몬이나 임신 같은 특수 조건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류머티스 관절염이 퇴행성 관절염보다 무서운 이유는 무시무시한 통증 자체보다 합병증에 있다. 관절 활막에 생긴 염증은 관절 손상에 그치지 않고 동맥경화, 골다공증, 세균 감염으로 이어진다. 류머티스 관절염이 동맥경화와 관련이 있다는 것은 최근 밝혀진 사실이다. 염증 때문에 혈액 내의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가 증가하는 것이 원인이다. 따라서 류머티스 관절염 환자의 경우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면 관절염 치료와 함께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는 약을 복용해야 한다.

관절염의 외인부대, 강직성 척추염, 통풍, 루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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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을 생각한다면 오히려 관절에 부담이 안 가는 침대가 낫다.
간혹 허리가 아파서 디스크인 줄 알고 병원을 찾았다가 강직성 척추염 진단을 받는 경우가 있다. 강직성 척추염은 척추에 염증이 생겨 서서히 굳어가는 염증성 관절염의 일종으로, 류머티스 관절염처럼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염증을 일으키는 자가면역 질환이다. 척추에 염증이 생겼다고 곧바로 척추가 굳는 것은 아니다. 척추와 척추 관절에 있던 염증이 서서히 사라지는데, 그때 관절에 변화가 생기면서 움직임이 둔해진다. 강직성 척추염은 말 그대로 대개는 척추에 생기지만 골반과 무릎 관절, 엉덩이 관절, 어깨 관절 등에 생길 수도 있다. 강직성 척추염은 다른 관절염들과 달리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그 중에서도 특히 10~20대 젊은 남성의 발병률이 높은 편이다. 초기 증상은 허리 디스크나 좌골 신경통과 비슷하며 조금 지나면 아침에 일어날 때 허리가 뻣뻣해지면서 통증이 생긴다. 강직성 척추염이 진행하면 통증으로 척추를 움직이는 것이 힘들어진다. 간혹 강직성 척추염을 천형쯤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강직성 척추염은 치료만 적절히 하면 얼마든지 완치가 가능하다. 치료는 약물과 운동요법을 병행하는데, 일반적으로 강직성 척추염에는 수영과 스트레칭을 권장한다.

강직성 척추염이 젊은 남성들의 관절염이라면 통풍은 중년 남성들의 관절염이다. 통풍이란 말 그대로 찬바람이 뼈 속 깊이 스며드는 것 같은 날카로운 통증을 동반하는 관절염으로, 엄지발가락, 무릎, 발목 등 하지 관절에서 갑작스럽게 발생한다. 통풍이 생기면 해당 관절에 극심한 통증이 생기고 관절이 퉁퉁 부어오르면서 열이 난다. 사람은 요산을 분해하는 효소가 없어 소변과 함께 몸 밖으로 배출해야 하는데, 이 요산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고 쌓여 결정체가 돼 관절에 염증을 일으킨 것이다.

하지만 요산 수치가 높다고 반드시 통풍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요산 결정체가 쌓여 통풍이 발병하려면 최소한 10~20년 이상 걸린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비만인 사람,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 가족력, 이뇨제와 항생제를 복용한 사람들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통풍은 갑자기 발병해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기 때문에 자칫 치료를 소홀히하기 쉽다. 하지만 통풍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여러 가지 합병증을 불러올 수 있으므로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 우선 신장에 요산이 쌓여 신장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고혈압도 통풍 환자가 경계해야 할 합병증이다. 통풍 환자의 약 30~50%에서 고혈압이 발생한다. 이외에 고지혈증, 당뇨병, 동맥경화 같은 성인병도 나타날 수 있다. 통풍 치료는 술과 퓨린이 들어간 음식을 줄이는 식이요법과 약물요법을 병행한다. 약물을 복용하면 금세 치료 효과가 나타나지만 결코 완치된 것이 아니므로 약 복용을 중단할 때에는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루프스 역시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외부에서 균이 침투하지도 않았는데 자기 몸속 성분에 대한 항체가 자신의 몸을 공격하는 무서운 병이다. 루프스란 라틴어로 ‘늑대’라는 뜻이다. 루프스의 대표적인 증상인 홍반 모양이 마치 늑대에게 물린 것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 관절염 역시 남성보다 여성 발병률이 8~10배 높다. 특히 가임기의 여성에게서 많이 발병한다. 손가락과 발가락 같은 작은 관절에 통증이 나타나 류머티스 관절염으로 오인하기 쉽다. 루프스를 유전병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은데, 사실은 별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보다는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 약물, 화학물질, 자외선, 과도한 스트레스, 과로 등이 더 큰 위험요소로 꼽히며 여성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보아 에스트로겐이 어느 정도 작용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양대 류머티스 병원장 배상철 교수는 “루프스는 초기에는 숙련된 전문의가 아니면 진단이 쉽지 않을 정도이므로 만약 홍반과 함께 관절염 초기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에서 정밀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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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프스 환자에게서 발견되는 ANA항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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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성 홍반성 루프스는 얼굴이 붓거나 붉은 반점, 발진이 나타나며 손가락이 붓거나 휘는 증상이 올 수도 있다.

관절염 자가 진단 체크 리스트

① 가만히 있으면 허리가 아픈데, 움직이면 나아진다.
② 관절을 만져보면 튀어나온 것 같다.
③ 아침에 일어났을 때 허리가 뻣뻣하다.
④ 식욕이 없고 체중이 줄며 피곤하다.
⑤ 엄지발가락이 아프다가 5~7일 지나면 낫는다.
⑥ 부은 관절을 누르면 말랑말랑한 느낌이 든다.
⑦ 아픈 관절 부위가 빨갛다.
⑧ 아침에 일어날 때 몸이 뻣뻣하다가 5분 정도 지나면 나아진다.
⑨ 운동한 뒤나 저녁에 관절이 아프다가 쉬면 나아진다.
⑩ 갑자기 관절이 붓고 빨개지면서 아프다.
⑪ 엄지발가락이 신발을 신기 힘들 정도로 아프다.
⑫ 여러 관절이 아프고 부으면서 열이 난다
⑬ 허리가 자주 아프다.
⑭ 아침에 일어나면 몸이 뻣뻣해지는데, 원상 복귀할 때까지 시간이 좀 걸린다.
⑮ 관절이 아프고 붓는다.

퇴행성 관절염 : ②, ⑧, ⑨, ⑮
류마티스 관절염 : ④, ⑥, ⑦, ⑫, ⑭
통풍 : ⑤, ⑩, ⑪
강직성 척추염 : ①, ③, ⑬

출처: 미디어칸
작성 : 우현주 작성일 : 07/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