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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병 루프스, 불치병 아니다
Moon 08-10-27 17:57 21,546 hit

모 여대 2학년인 20세 ㅇ씨는 지난해 여름 해수욕장에서 선탠을 한 후 피부에 발진이 생겼다. 그녀는 단순한 햇빛에 의한 화상으로 생각, 별다른 치료를 하지 않고 피부과 의원에서 처방 받은 연고만 바르고 있었다. 그러나 점점 피로감을 느끼면서 발열이 동반되고 관절의 통증과 흉통 증상까지 발생, 결국 대학병원 류마티스 내과에서 몇 가지 검사를 받은 결과 ‘광과민반응’으로 나타난 루푸스라는 진단 결과가 나왔다.

가톨릭 의대 강남성모병원 류마티스 내과 박성환 교수는 “루푸스 질환은 발병 초기 특이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며 “대개 발열이나 전신쇠약감, 피로감, 체중 감소 등의 애매모호한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서 진단을 내리는 데 많은 경험과 시행착오를 필요로 한다”고 말한다.

즉 얼굴이나 목, 팔 등에 발진이 생기기도 하지만 손, 손목, 팔꿈치, 무릎 등의 관절통과 근육통, 식욕저하, 오심, 구토 등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병이 진행되면서 어떤 환자들은 심한 두통을 호소하기도 하고 혈액을 구성하는 세포의 감소로 빈혈 등의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이밖에도 심장이나 폐에 염증이 생기기도 하며 신장에 이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루푸스의 진단은 환자의 과거병력과 신체검진, 실험실 검사, 면역검사를 종합해 이뤄진다.

박교수는 “환자나 보호자들은 루푸스로 진단 받으면 막연한 공포감에 사로잡혀 미리 자포자기하거나 혹은 양방으로는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스스로 판단해 민간요법으로 먼저 치료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그러나 이것은 매우 잘못되고 위험한 생각이며 루푸스는 더 이상 불치병이 아니다”라고 충고한다.

관련 전문의들은 루푸스를 경증 루푸스와 중증 루푸스로 나누어 구분한 후 치료 방침을 결정한다. 경증 루푸스란 관절통, 관절염, 피부염, 탈모, 미열감, 전신무력감, 늑막염 등 생명에 위협을 주는 장기 침범이 없는 경우다. 이때는 소염진통제, 소량의 스테로이드, 항말라리아제 등 비교적 부작용이 적은 약제로 충분히 조절이 가능하다.

반면에 신장염, 간질성 폐렴, 심근염, 뇌혈관염, 용혈성 빈혈 등 생명을 위협하는 장기에 이상이 발생한 경우에는 고용량의 스테로이드 및 면역억제제(사이톡산, 사이클로스포린, 셀셉트)를 사용한다. 물론 경증 루푸스 환자도 중증 루푸스 환자에게 사용하는 약제를 쓰면 좀더 빠른 효과를 볼 수도 있지만 환자를 치료할 때 중요한 것은 치료의 효율이다.

즉 치료의 이득과 실을 따져서 실이 적고 이득이 많은 쪽을 선택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다. 따라서 경증 루푸스인 경우 강력한 약제보다 안전한 약제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중증 루푸스에서는 적절한 시기에 강력한 면역억제요법을 시행하지 않으면 자칫 장기 손상이 진행되어 돌이킬 수 없는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기 때문에 부작용을 감수하고 더욱 적극적인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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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루푸스 환자는 경증인 경우가 많고, 최근에 루푸스가 홍보가 잘되어 비교적 조기에 전문의의 진찰을 받게 되므로 환자들의 치료성적은 예전에 비해 많이 향상됐다.

또 최근 2~3년간 생명공학의 발달로 질병 관련 유전자의 발견과 그 기능을 규명하고 이를 조절하는 물질을 찾아 이를 임상에 응용한 새로운 생물학적 약제가 개발되고 있어 루푸스 치료를 앞당기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질환과 마찬가지로 완치라는 개념의 치료법은 아직 개발되지 않는 상황이어서 새로운 약제나 시술들이 상당한 성공을 거두더라도 기존 치료 방법과 병행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새로운 약제들은 분명히 루푸스 치료에 큰 발전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대부분의 루푸스 환자는 현재 치료로도 충분히 조절될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 잘 상의해 치료법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출처: 경향신문
작성 : 우현주 작성일 : 06/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