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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총각이 대나무 허리?…20대 강직성 척추염 조심
최고관리자 08-03-17 11:03 10,264 hit
20대 젊은이가 뼈마디가 쑤신다고 하면 우스갯소리로 여길 수 있다. 그러나 노인들의 전유물로만 알고 있는 관절염은 20대에도 걸릴 수 있다. 흔히 몸에 통증이 있을 경우 환자들은 관절이 아프다, 전신이 쑤신다, 손발이 아프고 저리다, 갑자기 일어설 수 없다, 관절이 붓는다 등으로 표현한다. 그런데 이런 증상은 관절 손상 때문일 수도 있지만 다른 원인인 경우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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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면 인대, 점액낭, 근육이나 신경 등 관절 주위 조직 이상으로도 통증이 유발된다. 척추에 염증을 일으켜 등이 뻣뻣해지고 염증이 악화되면 등뼈가 서로 붙게되는 강직성 척추염도 이 중 한 가지이다. 특히 강직성 척추염은 얼마 전 우리나라의 어린이 환자가 백인의 경우보다 많이 발생한다는 조사도 보고된 바 있다.

우리나라 인구의 약 1%에서 발병하며, 대부분 정상적인 삶을 살지만 일부에서는 심한 불구로 진행되기도 하는 강직성 척추염에 대해 건양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정청일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강직성 척추염이란

강직성 척추염은 류마티스 질환의 일종으로 척추에 염증이 생기면서 점점 굳어져서 움직임이 둔해지는 병으로, 척추 관절염으로 불리기도 한다. 20대 젊은 층에 주로 발생하는데 여자보다 남자가 5배 정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고, 전 인구의 0.1%에서 발생한다. 여성환자는 증상이 경미한 경우가 많고 단순 허리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어 실제로는 더 많은 것으로 본다.

‘척추염’이란 위염, 피부염, 간염과 마찬가지로 척추에 염증이 생기는 병이다. 오랜 기간 염증이 있은 후 사라지면 염증이 있던 관절에 여러 가지 변화가 일어나서 관절의 움직임이 둔해지는데 이런 상태를 관절의 강직이라고 한다. 따라서 척추에 염증이 생기고 움직임이 둔해지는 병을 강직성 척추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염증은 척추 이외에 무릎, 어깨, 발뒤꿈치, 갈비뼈 등과 같이 관절 이외에서도 나타나며, 드물지만 눈동자나 심장, 콩팥에서도 생길 수 있다.

우리 몸의 중심 기둥인 척추는 24개의 뼈와 크고 작은 수많은 관절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 중 꼬리뼈 위로 역삼각형 모양의 천골은 장골이라는 넓적한 뼈가 새 날개모양으로 붙어서 엉덩이뼈의 일부를 이루며, 천골과 장골의 사이에는 천장관절이 있다. 대부분의 강직성 척추염 환자는 바로 여기에 염증이 생기면서 병이 시작된다.


원인과 증상은

다른 류마티스 질환과 마찬가지로 강직성 척추염의 원인은 아직까지 충분히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다만 유전적 소인이 있는 경우에 2차적으로 세균성 감염 등의 유발 인자에 노출되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직성 척추염 환자의 피를 검사해보면 백혈구의 특정 항원인 HLA-B27형 유전자형이 잘 발견되는데 강직성 척추염의 유전적 소인으로 판단되고 있다. 그러나 정상인에게서도 이 유전자형이 발견되기 때문에 HLA-B27 유전자형이 있다고 해서 강직성 척추염 환자라고 말할 수는 없다.

아픈 관절의 수와 위치, 염증의 심한 정도에 따라 매우 다양한 증상을 보인다. 오랜 기간을 두고 서서히 진행하는 허리의 통증이 전형적인 증상이며, 아침에 허리가 뻣뻣하면서 통증이 있고 심할 경우 잠을 자다 허리가 아파서 깨어나는 수도 있다. 그러나 일단 활동을 하게 되면 허리의 통증이 약해지는데 이것은 강직성 척추염의 특징적인 증상이다. 따라서 활동을 하면 허리의 통증이 심해지는 디스크(추간판 탈출증)와는 구분된다.

같은 자세로 오래 있는 경우도 통증은 심해진다. 병이 진행되면 통증부위가 허리에서 더 위쪽으로 옮겨갈 수도 있고, 치료를 하지 않으면 척추뼈 사이 인대의 석회화로 척추의 연결 부위가 굳어져 대나무처럼 허리가 굳어버리게 된다. 불행히도 허리 통증만 있을 때 단순한 요통으로 알고 지내다, 많이 진행되고 난 후에 전문의를 찾게 되는 경우가 많다.

척추염이라고 해서 척추만 아픈 것은 아니다. 척추 이외에도 한쪽 다리의 무릎관절이 붓거나 아프고 발꿈치, 갈비뼈 등에 통증이 생기고 누르면 아픈 것이 더 심해진다. 사람에 따라서는 척추의 염증에 의한 증상보다 팔, 다리의 관절 염증에 의한 증상이 먼저 나타날 수도 있어서 잘못 진단되는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운동요법으로 관리를

강직성 척추염의 치료를 위해서는 반드시 적절한 운동이 필요하다. 운동은 통증을 줄이고 관절의 운동을 원활하게 해주며, 자세의 이상을 방지할 수 있어서 약을 먹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한 치료방법이다. 규칙적으로 매일 하는 것이 중요하며 몸통, 목, 어깨, 허리 등을 최대한 뒤로 펴는 운동이나 회전시키는 운동을 한다. 비치볼이나 큰 풍선불기 같은 운동으로 폐활량 등을 기르는 것도 좋다.

특히 수영은 목, 허리, 어깨 등 관절의 운동을 원활하게 하고 호흡운동을 촉진시키며, 관절운동 감소 및 자세의 변형을 예방할 수 있다. 접영, 평영보다는 자유영, 배영에 시간을 더 할애하는 것이 좋고, 가능하다면 매일 아침 40~50분 정도 꾸준히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운동 후 통증이 심해지거나 팔과 다리의 관절이 붓거나 열이나면 운동을 쉬고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자전거나 배드민턴, 테니스 등도 효과적이지만 관절을 다치지 않게 조심해야 하며 축구, 농구, 배구 등의 경기는 다른 사람과 부딪혀 관절이 다칠 수 있으므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그 외에 충격의 위험이 있는 유도, 검도 등의 격투기와 등과 목을 구부린 자세로 하는 볼링, 골프, 당구 등은 피해야 한다.

허리의 만성적인 통증이 있고 강직성 관절염 환자가 가족 중에 있는 경우에는 이른 시일 내에 류마티스 내과 전문의에게 상담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진행되지 않은 경우엔 적절한 치료를 한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출처: 경향닷컴